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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뉴욕문화원장 인사 개입

최순실씨가 뉴욕문화원장 인사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은택씨는 2014년 말 최씨로부터 해외문화홍보원 산하 뉴욕문화원장을 추천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에 자신의 측근인 이동수씨를 추천했다고 한겨레 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당시 최씨는 차씨에게 "대통령이 해외문화원장은 '공무원 마인드'로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을 해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뉴욕문화원장 자리는 청와대 교문수석실 행정비서관이던 용모씨가 내정돼 있었다. 하지만, 차씨의 추천으로 합격한 이동수씨는 신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임명되지 못했다. 그 후 뉴욕문화원장은 후임자를 찾지 못해 한동안 공석이 됐다. 지난해 8월 26일 임명된 현 오승제 뉴욕문화원장은 차씨와 친분이 있는 송성각(구속) 전 콘텐츠진흥원장과 함께 제일기획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차은택의 입김, 더 나가 최순실의 영향력으로 뉴욕문화원장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 문화원장은 이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차은택이란 사람을 모른다"고 밝혔다. 차은택씨는 검찰 조사에서 "뉴욕문화원장 인사 건으로 최씨와 대통령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11-28

'면세점 특혜' 최순실 개입 의혹…롯데·SK그룹·기재부 압수수색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중인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대가성 의혹과 관련해 롯데그룹과 SK그룹,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무실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대상에는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실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자금이 사업 승인 등에 대한 대가성을 띄고 있는지를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의 면세점 사업 선정 과정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 관세청도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롯데그룹 수사를 진행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로부터 롯데면세점 관련 수사 자료를 넘겨받았다. 이 자료에는 롯데그룹 고위 임원이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만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과 지난 2월 롯데그룹과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독대했다. 이후 기업들의 미르·K스포츠 기금 출연이 이어지며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에서 모종의 거래가 오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기업들이 대가성을 가지고 재단에 출연금을 냈다면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6-11-23

최태민 의붓아들(조순제)의 증언

최태민씨의 의붓아들로 알려진 조순제씨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최태민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의 비밀이 상세히 밝혀지고 있다. 2008년 사망한 고 조순제씨는 최태민씨의 의붓아들로 최순실씨의 의붓오빠이기도 하다. 녹취록에는 1970년대의 유신 시절 구국선교단 활동부터 영남대학교의 비리까지 최씨 일가가 돈을 긁어모았던 일과 관련한 의혹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조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친해진 시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이후라고 전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최태민씨가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구국선교단과 영남대 등에서 재산을 형성하는 수법과 최순실, 장시호(최순득의 딸, 최순실 조카)씨가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노린 과정이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JTBC 이규연 탐사기회국장은 "영남대는 박 대통령이 임명한 '4인방'에 의해 운영됐다"면서 최태민씨의 의붓아들인 조순제씨도 4인방에 포함되어 있으나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박근혜 대통령은 조순제씨를 모른다고 잡아뗐다고 전했다. 이 녹취록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작성됐다. 핵심 관계자는 "녹취록 작성자는 전직 언론인 2명이다.당시 이명박 후보가 앞서 나갔고 결국 승리했기 때문에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씨는 녹취록 작성 1년 뒤인 2008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조씨는 이 녹취록에서 10.26 이후 굉장히 친밀한 관계로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 토사구팽, 배신감을 느꼈다고 적혀 있다. 한편 조순제 녹취록 외에도 최순실씨의 언니인 최순득의 딸인 장시호씨의 전담 수행비서였던 B씨가 취재진에게 휴대전화 2대, USB 1개를 공개했다. USB에 담긴 파일에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체육상, 태권도복 디자인 등의 사업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점봉 기자

2016-11-07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규탄’대열 동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한국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애틀랜타의 한인사회도 박근혜 정권 규탄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조지아텍 한인 학부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일부 단체들은 최근 회원들을 상대로 “총학생회 차원의 시국선언”에 동의하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100명 이상의 응답자들 중 85%가 찬성함에 따라 이번주 중 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인학부생회(KUSA) 이태곤 회장은 “여러 학생들이 한국어와 영어로 된 시국선언문을 공동으로 작성”중이라며 “푯말을 들고 선언문을 낭독하거나 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 등에 올리는 방식으로 시국선언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이 학교 한인 유학생회(KIYAC), 재미과학기술인협회 조지아 학부생 지회(KSEA YG GA)도 참여했다. 에모리대학의 동아시아 시사 및 문화 관련 동아리 ‘이스트 아시아 콜렉티브’는 이달 중 한국의 시국에 대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홍보담당 최민재씨는 “현재 한국 시국은 한국 유학생들과 2세들만 뿐만 아니라 외국학생들까지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교수나 전문가를 초청해 간단한상황 설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애틀랜타 동포들은 오는 12일 오후 3시 CNN 본사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원인과 대책을 조명하는 토론회도 열린다. ‘애틀랜타 코리아 포럼’은 오는 11일 저녁 7시 둘루스 ‘라마델린’ 식당에서 ‘최순실 사태의 원인과 대책’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연다. 이번 모임을 주도하는 케네소주립대 장유선 교수는 “한국 사태의 엄중함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바, 왜 이런일이 일어났는지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고민해보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한인 단체들은 아직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 보수 성향 단체의 대표는 “회원들 사이에서 시국을 걱정하는 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 지 두고 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조현범 기자

2016-11-07

최순실, "부끄러운 시대 참회"…미주 한인교계 서명운동 동참

미주 한인교계가 한국의 ‘최순실 게이트’ 논란과 관련, 참회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인교계는 ‘해외 한인 교역자 및 신학생 참회 기도, 시국과 관련한 회개와 다짐’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 기도문을 발표하고 “교회를 섬기는 교역자와 신학생인 저희도 조국을 떠나 해외에 살고 있음을 핑계 대지 않겠다”며 “부끄러운 시대의 일원으로서 주께 나아와 자복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전했다. 또 웹사이트(www.ipetitions.com/petition/WorldKoreanPastors)를 개설하고 기도문 게시와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은 김범수 목사(시애틀드림교회)가 초안을 작성하고, 신동수 목사(힐미니스트리)가 검토를 거쳐 발의했다. 현재 서명운동에는 김은득 목사(칼빈신학교), 김동일 목사(생명찬교회), 김병학 목사(주님의교회), 고구경 목사(디트로이트비전교회), 안상현 목사(하나의씨앗교회) 등 60여 명의 목회자가 서명을 마친 상태다. 김범수 목사는 “이단교주의 국정 농단 사건이지만 관련자들 상당수가 기독교인이거나 연관이 있다”며 “이런 때 기독교인이 해야할 일은 시국선언이 아니라 먼저 참회하는 것이다. 이기주의와 은연중 물들었던 기복신앙과 맘몬숭배, 그리고 성공과 권력과 부자를 부러워하고 모방하려고 했던 모든 탐심을 회개하고 돌이켜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논평을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고 최태민 씨를 ‘목사’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타당하지 못하다. 성직자의 과정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성직자로 인정해서는 안 되며, 이를 아무 여과 없이 함부로 성직자로 불러도 안 된다”며 “정통교회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야말로 박수무당이나 다름없는 인물을 계속하여 ‘목사’라는 성직자의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사회와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온당치 못하다”고 밝혔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6-11-02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딸"

최순실(60)이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영문판에 등재됐다. 2일 오전까지 위키피디아 영문페이지에 최씨는 '한국의 샤머니즘적인 사이비 종교 지도자(South Korean Shamanistic cult leader)'의 딸로 기록됐다. 이어 한국의 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친 영향력과 관련해 '2016년 한국 정치 스캔들'의 핵심 인물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해당 스캔들에 대해선 최씨가 정부 정책과 박근혜 정권의 결정을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을 '가짜 크리스천 목사(Pseudo-Christian pastor)로 소개했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사용자 참여의 온라인 백과사전이기 때문에 설명 내용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경우 정보가 순식간에 변경되기도 한다. 최씨와 관련한 국정농단 파문은 외신에도 실시간으로 전해지면서 국격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은 한국의 국정을 걱정스러워하는 논조로 계속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씨를 제정 러시아를 파멸로 몰고 간 괴승인 '라스푸틴과 같은 인물(Rasputin-like figure)'이라고 소개했다. 라스푸틴은 황후를 조종해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를 붕괴하는 데 일조한 요승이다. LA타임스는 박 대통령이 공직은 물론 공식적인 프로필도 없는 최씨의 조언을 맹목적으로 따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씨가 기업들을 '개인 ATM'(현금 인출기)과 같이 사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최순실씨는 귀국 뒤 검찰 조사를 받기까지 행적이 묘연했던 '31시간' 사이, 케이비(KB) 국민은행의 한 지점 창구에 직접 가 자기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2일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최순실씨가 지난달 30일 입국한 이후 돌아다니며 국민은행 창구에 가서 돈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11-02

검찰 심야조사 거부…서울구치소에 수감

최순실(60)이 검찰 조사 도중 긴급 체포됐다. <관계기사 2면·한국판> 검찰은 향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는 31일 오후 3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최씨를 조사 도중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망할 우려가 있을 때 수사기관은 긴급체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조사 대상인 각종 혐의에 대해 일체 부인하고 있다"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이미 국외로 도피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극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표출하는 등 석방할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가 심야조사를 거부하자 1일 새벽 1시 넘어 최씨를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성 모금 및 사유화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농단' 의혹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등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각 부분 수사를 맡은 검사들이 7층 영상조사실에 머무르는 최씨를 번갈아 추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씨에게 적용이 거론되는 범죄 혐의는 횡령·배임 등 10여 개에 달한다. 최씨는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과 2000년대 이전부터 친분이 있는 관계로 전해져 무기 거래에도 손을 댔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의 10월31일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10.4%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수도권 응답자들의 지지율은 9.1%에 불과했다.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2016-10-31

최씨·고영태 등 한꺼번에 출두…"뒤에서 큰손 작동"

검찰 수사 기다렸다는 듯 움직여 "수사 스텝 꼬이게 만들 수 있어" "(사전 조율 없이) 최순실씨가 갑자기 귀국했다."(서울중앙지검 노승권 1차장) "최씨는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받고 싶어 한다."(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 지난달 30일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갑작스러운 귀국 소식에 검찰과 최씨 측의 반응은 판이했다. 검찰에선 "아직 조사 준비도 안 됐는데 먼저 귀국해 버렸다"며 당황해했다. 반대로 최씨 측은 "오늘 하루만 쉬고 되도록 빨리 조사를 받고 싶다"고 검찰 소환을 재촉했다. 최씨는 하루 뒤인 31일 검찰청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 9월 3일 독일로 출국해 두 달 가까이 돌아오지 않던 최씨가 갑작스럽게 지난달 28일 귀국 의사를 밝히고 3일 만에 조사실에 앉게 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수사 대상자는 검찰 출석 요구를 가능한 한 미루려 하거나 도주·잠적하기 일쑤"라며 "하지만 이번 사건에선 최씨뿐 아니라 해외로 나갔던 '키맨'들이 대거 자진 귀국하거나 국내에 잠적했던 인사들이 검찰 수사를 기다렸다는 듯 출석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에선 "뭔가 거대한 회로가 돌아가고 있다" "뒤에서 큰손이 작동하는 것 같다"며 배후설을 제기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가 거세지자 부담을 덜기 위해 청와대의 대응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25일) 직후 최씨 외에도 그의 측근인 고영태(27일 태국에서 귀국)씨가 자진 귀국했다. 이어 같은 날 최씨의 지인이자 미르재단 설립의 배후로 지목된 차은택(중국 체류 중)씨도 언론에 "이번 주 중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뿐 아니라 사건이 불거진 이후 잠적했던 인사들도 짜기라도 한 듯 '28일' 하루에 대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 연설문 등의 외부 유출 보도 이후 잠적했던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자처해 "최씨 존재는 몰랐고 대통령 연설문을 누가 손을 댔다는 의심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씨의 정부 인사 개입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언론과 접촉해 "최씨를 만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2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귀국 의사가 없다고 했던 최씨가 하루 만에 변호사를 통해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고 말을 뒤집은 것도 배경이 미심쩍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씨가 재단 설립·운영에 관여했다"고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비슷한 시각 검찰에 출석하면서 "77개 녹취 파일은 별 내용이 아니다"고 밝혔다. 모두 28일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튿날(29일)에는 최씨의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행정관 등이 스스로 검찰에 나와 자신과 연루된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검찰 내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27일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 이후 주요 수사 대상자들이 검찰 출석 직전 언론 인터뷰를 하는 등 검찰 수사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귀국 및 출두 러시가 조직적인 시나리오 하에 행해졌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수사 대상자의 자발적인 출석 러시는 수사의 스텝을 꼬이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도 "최씨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수사 대상자 간의 조직적 증거인멸 및 짜맞추기 흔적도 드러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지난달 26일 '대포폰'을 사용해 검찰 출석을 앞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회유하려 했다. 또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K스포츠재단 컴퓨터가 교체됐다. "정유라도 검찰이 부르면 오게 할 것"=최씨와 딸 정유라(20)씨 변호를 맡은 이 변호사는 3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딸 정씨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만약 검찰에서 정당한 이유로 오라고 하면 당연히 이를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검찰이 소환 통보를 하면 귀국 및 검찰 출석을 설득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또 "정씨는 해외 도주 상태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일훈 기자

2016-10-31

“최순실이 누구야?” → “대한민국 농락”

최순실 사태는 대한민국 전체를 충격에 몰아 넣었다. 국민들은 이 사태를 바라보며 어떤 심정이었을까. 본지는 포털 점유율 1위 네이버에 실린 최순실 사태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80만 건을 분석했다. 기간은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9월 20일부터 최씨가 입국한 10월 30일까지로 잡았다. 이 기간 네이버 랭킹뉴스(많이 본 뉴스) 정치·사회 부문 기사 가운데 최순실 사태 관련 기사를 뽑아낸 뒤, 기사에 달린 댓글을 형태소 단위로 쪼개 빈도·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은 데이터 공개 운동을 펼치고 있는 '코드나무'의 도움을 받았다. 그 결과 최순실 사태를 바라보는 민심이 의혹·분노·자책 등의 과정을 거쳐 변화했고, 그때마다 뚜렷한 계기가 된 사건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1기 잠재기 (9월 20일~10월 10일) : 최순실이 누구야? 최순실 사태가 사람들의 관심사 밖이었던 시기다.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 역시 총 19만여 개로, 전체 분석기간 중 가장 적다. 이때는 최순실보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더 주목을 받았다. 재단이란 단어는 전체 단어 중 2번째로 많이 언급된 반면, 최순실은 9번째였다. 지금은 두 재단이 최씨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지만, 이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재단은 전경련, 기업 같은 단어와, 최순실은 대통령, 최태민, 우병우 등 대통령 주변 인물들과 그룹을 이룬다. 두 재단이 최순실과 관련 있다는 뉴스는 9월 20일 이후 꾸준히 나왔지만, 사람들은 둘을 따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두 재단과 관련해 최순실보다는 정권·정부와의 관련성에 더 주목했다. 재단이 정부를 매개로 야당, 제기, 의혹같은 단어로 연결되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재단과 관련된 여러 주장에 대해 정치적 배경을 가진, 그래서 사실 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의혹 정도로 받아들인 것이다. 2기 증폭기 (10월 11일~23일) : 딸이 이대에 특혜 입학했다고? 1기(21일)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기간(13일)임에도 이 기간의 댓글은 약 11만7000개로 6배 넘게 늘었다. 무엇이 사람들의 관심을 증폭시켰을까. 단어 연결망을 보면 답이 보인다. 이 기간 가장 도드라진 단어는 이대다. 댓글 내 언급된 단어 빈도 톱5 안에 이대(5위)가 이름을 올렸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대 부정 입학, 학점 취득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다룬 기사들이 이 시기 '많이 본 기사'에 포함됐다. 단어 연결망에 최순실 연관어로 딸, 정유라가 등장한 건 그래서다. 정씨 관련 의혹은 결국 이대 총장의 사퇴(17일)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왜 '이대 사태'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을까. 단어 연결망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이대를 중심으로 한 단어군과 최순실, 정유라 관련 단어군은 특혜라는 단어를 고리로 이어졌다. 저성장이 심화되고 계층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수저 계급론'이 등장했다. 태어나는 순간 이미 인생이 결정되어 버린다는 극단적인 주장이다. 그럼에도 대학 입시는' 흙수저'가 노력으로 '금수저'를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 영역에서마저 최씨와 딸 정씨가 특혜를 누렸다는 사실에 대중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정치에 대한 불신뿐 아니라 금수저 논란으로 이어지며 폭발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대 특혜 의혹은 정치에 무관심한 일반 대중까지 최순실 사태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뭐든 하나만 떨어지면 불이 확 붙을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태가 된 셈이다. 3기 폭발기 (10월 24일~25일) : 대한민국이 농락당했다 마침내 불이 붙었다. 이 기간 댓글은 15만 개로 급등한다. 2기의 2배가 넘는다. 2기(13일)와 3기(2일)의 기간차를 감안해 1일 평균 댓글 수를 비교해 보자. 2기에 약 9000개던 1일 댓글 수는 3기 들어 약 6만3000개로, 7배 가량 늘어났다. 24일 JTBC의 최순실씨 PC보도가 뇌관 역할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의 PC 안에는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무회의ㆍ비서진 교체 등을 다룬 청와대 내부 문서, 대통령의 미공개 휴가 사진 등이 들어 있었다. PC소유자는 대통령의 실제 발언보다 먼저 연설문을 열람했고, 고치기 까지한 흔적이 발견됐다.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지시를 한 게 아니라 최씨가 박 대통령을 코치한 정황이 드러난 거다. 이같은 사실은 최순실, 대통령과 관련된 단어군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3기 들어 대통령과 최순실이 더 강하게 연결된다. '최순실이 사실상 대통령이었다'는 댓글이 그만큼 많았다. 대통령 관련어로 꼭두각시, 최순실 관련어로 시키다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은 JTBC의 보도 후 직접 사과를 했다. 하지만 사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변명'이라고 받아들였고, '녹화'라는 형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잊혀진 단어가 됐지만 이 시기엔 개헌도 자주 등장한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론을 꺼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헌은 덮다를 고리로 최순실과 연결된다. 민심은 개헌을 최순실 사태를 덮기 위한 카드로 받아들였단 얘기다. 4기 자책기 (10월 26일~27일) :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내가 부끄럽다 이 기간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였다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 댓글 단어 연결망에 부끄럽다는 단어가 유의미하게 등장한 게 이 시점이다. 이 단어는 전 기간에 걸쳐 나타나지만, 4기에 가장 많이 언급됐다. 부끄럽다는 국민을 중심으로 형성된 단어군에서 발견된다. 국민은 그전까지 개, 돼지와 같이 언급됐다. 실제 댓글을 보면 '국민을 개·돼지로 아나' '역시 정부가 국민을 개·돼지로 알았다'는 내용이 많다. "민중은 개·돼지다"라고 말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그림자다. 하지만 4기 들어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부끄럽다' '이런 대통령이 선거로 뽑혔다니 (내 자신이)부끄럽다' 같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부끄럽다는 감정은 사회를 향한 것이기도 했고, 스스로를 향한 것이기도 했다. 세계일보는 27일 최순실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단어 연결망에도 인터뷰란 단어와 함께 세계일보가 등장한다. 인터뷰는 못하다, 못하다는 다시 검찰로 이어진다. 실제 댓글을 보면 '언론이 하는 걸(최순실 찾기) 검찰은 왜 못하냐'는 내용이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읽힌다. 세계일보란 단어는 사이비, 종교 등으로 이어지는데, 댓글을 보면 사람들이 최씨가 인터뷰 대상 언론으로 세계일보를 고른 배경을 궁금해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5기 2차 폭발기 (10월 28일~29일) : 푸념은 그만, 이제 직접 나설 때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의 왝더독(wag the dog). 경제에선 파생상품 시장이 현물 시장을 뒤흔들 때 쓰는 용어지만, 가상의 온라인 현상이 실제 현실을 움직이는 걸 가리킬 때도 널리 쓰인다. 최순실 사태에서도 왝더독 현상이 나타났다. 29일 광화문 광장에 최순실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 3만명이 모였다. 하지만 댓글 여론이 폭발한 건 25일(3기)이었다. 온라인 상의 ‘성난 민심’이 나흘 뒤 오프라인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사람이 움직이는 데엔 제약이 따른다. 회사·학교에 가야 하고, 아이도 돌봐야 한다. 화가 난다고 당장 광장에 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분노를 표출하는 데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만 꺼내면 된다. 온라인이 먼저 움직인 건 그래서다. 하지만 일단 한번 몸통이 움직이면 꼬리는 크게 요동친다. 오프라인에서 민심이 폭발한 이 시기, 온라인은 다시 한 번 댓글로 들끓었다. 이 기간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은 23만여개로 3기 폭발기(25만여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오프라인의 영향을 반영하듯 시위가 주요 단어로 등장했다. 시위는 시민이란 단어를 고리로 국민으로 이어지고, 국민은 다시 분노, 힘 같은 단어와 연결된다. 개·돼지라는 자조적인 푸념을 넘어 시민이 직접 나서 사태를 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3기~5기 사이엔 재미있는 변화가 하나 눈에 띈다. 탄핵이란 단어는 3기에 급증했다 줄어든 반면 하야란 단어는 꾸준히 늘어 5기에 가장 높은 빈도를 기록한다. 이유가 뭘까. 3기 단어 연결망을 보면 탄핵은 야당, 못한다 등의 단어와 이어져 있다. 야당이 탄핵을 주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사람들의 의구심을 읽을 수 있는 지점이다. 6기 전환기 (10월 30일) : 검찰이 수사한다고? 글쎄… 최순실씨가 이날 급거 귀국하며 댓글 단어 연결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검찰이 주요 단어로 등장한 것이다. 최씨가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에 탄력에 붙을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언론이 사태를 주도해왔다면 이제 주도권은 검찰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검찰을 바라보는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검찰은 소환, 체포, 안하다, 증거, 인멸 같은 단어군과 권력, 돈, 아직, 정신, 못 같은 단어군으로 이어진다. 검찰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2016-10-31

최순실 전격 귀국 '검찰 조사'…우병우·'문고리 3인방' 경질

최순실이 30일 오전 7시30분(한국시간) 영국에서 급거 귀국했다. <관계기사 2면·한국판> 지난 달 3일 독일로 출국한 지 57일 만이다. 딸 정유라는 귀국하지 않았다. 최씨는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양복 입은 남성 4명과 만났으며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 16분 만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최씨의 갑작스런 귀국 배경에 대해 이경재 변호사는 "너무나 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 어떤 불상사 생길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고 밝혀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최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를 쉰 뒤 31일 오후 3시(LA시간 30일 오후 11시) 검찰에 출두했다. 최씨의 혐의는 횡령·탈세·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10여 개에 달한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보수·진보를 포괄한 각계 원로 1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쓴소리를 들었다. 두 시간 뒤엔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부속·이재만 총무·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에 앞서 29일 광화문에서는 3만 명으로 추산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 고교생·주부·직장인 수만 명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2016-10-30

고교생·주부·직장인 수만 명 "대통령 비켜"

'시민들에게 자신감이 붙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나름의 질서를 형성했다. 물리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곧 다른 시민에 의해 제지됐다'. 지난 2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청계광장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정국진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청년부문 대표의 집회 참석기 중 일부다. 이날 집회엔 시민 3만여 명이 참여했다.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 집회 이후 29개월 만에 열린 대규모 도심 집회였다. 일부 시민이 경찰의 소매를 잡아당기는 등 몸싸움을 벌였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평화 시위를 해야 한다"고 말리면서 큰 충돌로 번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을 내걸고 주도했다. 그러나 투쟁본부의 지휘 아래 모여든 이들은 3000여 명 수준이었고, 대다수는 투쟁본부의 존재조차 모르는 상태로 와 촛불을 들었다. 집회 2~3일 전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에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 등의 검색어가 오르내리며 촛불집회 관련 정보가 퍼졌다. 집회 직전까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정부 규탄 행사에 제대로 참석한 적이 없어 늘 안타깝고 다른 시민들에게 빚지는 기분이었다. 빚 갚으러 가야겠다"(트위터 아이디 myh0818) 같은 의견이 많았다. 오후 7시10분 시작된 시민 행진에서도 큰 충돌은 없었다. 주최 측은 애초 청계광장을 출발해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약 1.8㎞ 코스를 계획했지만 경찰이 차벽으로 종로 일대를 막자 광화문광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도 시민들은 별다른 충돌 없이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다. 고교생 딸을 둔 주부 반인정(45)씨는 "최순실씨의 딸이 명문대 부정입학 의혹에 연루된 걸 보면서 학부모로서 큰 상실감을 느꼈다. 이런 나라를 아이에게 물려줄 순 없다"고 말했다. 정윤석(18·용산고)군은 "교과서에서 배운 민주주의는 지금의 정치와 전혀 닮지 않았다. 집회 참여는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대비해 72개 중대 6300여 명을 청계광장 인근에 배치한 경찰도 시위대를 자극할 우려가 있는 행동은 피하려 애썼다. 서울경찰청은 30일 이례적으로 "시민들께서도 경찰의 안내에 따라주시고 이성적으로 협조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향후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준법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진형 기자

2016-10-30

횡령·탈세·대통령기록물법 위반…최씨 혐의만 10여 개

검찰이 31일 소환한 최순실(60)씨에게는 어떤 혐의가 적용될까.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만 횡령·배임, 탈세,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0여 개에 달한다. 현재 수사의 세 축은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다. 30일만 해도 정현식(63)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검찰에 출두하면서 "최씨가 재단 실소유주이고 운영을 모두 기획·총괄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기업들로부터 288억원의 재단 출연금을 모으는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최씨는 미르재단이 기업 출연금 486억원을 걷는 과정에도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재단 기금을 유용한 단서도 일부 드러났다. 최씨가 K스포츠재단 자금을 받아 딸 정유라(20)씨의 독일 생활비 등으로 유용했다면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정황도 나타났다. 이 회사들은 K스포츠재단 자금을 유용하기 위한 창구이자 탈세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해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청와대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는 물론 국방·외교·경제·대북 정책과 같은 국가 기밀을 사전에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박 대통령도 일부 시인하고 대국민사과까지 한 사안이다. 이는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에 해당한다. "최종본이 아니라서 공식기록물이 아니다"는 반박도 나온다. 검찰이 조사해서 결론내야 할 부분이다.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 하더라도 최씨가 받아본 내용들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들이다. 일반 형법상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유라씨도 수사 받아야 할 처지다. 일단 정씨 이름으로 독일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구입자금이 불투명한 게 문제다. 학생 신분인 정씨가 우리 돈 4억5000만원을 어디서 났는지가 규명돼야 할 의혹이다. 한국에서 밀반출됐다면 외환거래법 위반이다. 최씨가 증여세를 제대로 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문병주 기자

2016-10-30

최순실 최측근 고영태는 누구?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와 애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진 고영태(40, 더블루k 이사)씨가 8년-9년 전까지 호스트 생활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측은 화류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고씨가 호스트 생활을 했다"고 보도했으며 고영태씨의 과거 호스트바 동료들도 28일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한낱 아녀자와 그의 호스트가 국책에 관여했다는 게 정말 어이없었다"고 주장했다. 고씨의 옛동료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이들이 국정에 관여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요시사는 고씨는 광주 출신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라다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 펜싱 사브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가정환경이 안좋아 연금도 일시적으로 수령해 갈 정도였다고 밝혔다. 2006년 강남의 호스트바에서 함께 일했다는 동료도 "강남에서 제일 유명한 곳으로 접대부가 50명 정도 된다"며 당시 고영태씨를 민우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고씨는 팀장격인 '마담'으로 불렸으며 손님을 가게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아서 빌딩 소유주, 병원 원장 부인 등 돈 많은 중년 부인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고씨가 수년 전 면접을 보러 다닌 것을 기억한다"며 "청담동과 논현동 호스트바 면접을 보던 사람이 이렇게 커버렸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2009년 호스트바 생활을 그만두기 직전에는 청담동에 있는 호스트바의 영업이사로 일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를 아는 동료는 "최순실도 손님으로 왔을 가능성이 많다"며 "보통 손님과 선수(호스트)들이 친해지면 반발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20살 차이가 나는데 반말한다는 것은 내가 봤을 때 너무 뻔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고씨는 박 대통령이 들고 다녀 유명해진 가방 제작사 '빌로밀로'의 대표이자 최순실씨가 독일과 한국에 세운 '더블루K'의 이사를 맡고 있다. 유명한 가방회사를 만든 것을 보고 동료들은 "최씨를 손님으로 만나서 애인관계로 발전한 뒤에 속된 말로 공사를 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은 "호스트들이 손님들 돈을 뜯어내거나 금전 요구를 하는 것을 공사라고 한다. 그런 일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장(최순실)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고 말해 '최순실 연설문 '파문을 일으켰다. 27일 귀국한 고영태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점봉 기자

2016-10-28

'팔선녀' 왕언니…대통령과 핫라인 대포폰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와 관련한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에 보도된 내용 가운데 몇 가지를 정리했다. ▶팔선녀 연못, 압구정 사우나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근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고위층 인사의 부인이나 유력 여성 인사와 이른바 '팔선녀' 사교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최씨가 주관하는 팔선녀 모임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서울 강남 압구정동의 여성 전용 사우나에서 수시로 모임을 가졌다. 최씨의 지인은 "재벌 사모님들이 다니는 사우나"라며 "순실 언니가 메인이었다. 때를 밀다가도 언니(최씨)가 오면 다 뛰어나갔다"고 했다. 이 모임이 청와대 고위층 인사와 기업 관련 업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나온다. 독일에 체류중인 최씨는 한 인터뷰에서 "팔선녀는 소설이고, 그런 그룹을 만든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수천억 문화융성사업 직접 기획 최순실씨가 청와대 인사나 대통령 패션뿐 아니라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와 함께 박 대통령의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의 전반적인 틀까지 직접 짠 것으로 확인됐다. TV조선이 단독입수한 '대한민국 창조문화 융성과 실행을 위한 보고서'는 지난 2014년 6월 작성돼 최순실 씨가 직접 수정했고 그해 8월 차은택씨가 비슷한 내용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서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브랜드도 최씨 작품 표절 논란을 빚은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도 최순실씨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의 '문화융성 프로젝트 실행안'에 따르면 '국가브랜드 전략'은 예산 140억을 투입하는 거대 사업으로 기획됐다. 최씨는 사업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목차 하나하나까지 직접 빨간 펜으로 수정하며 국가브랜드 사업을 설계했다. 또 이 사업의 모든 민간 위탁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차은택씨 관련 업체들에 돌아갔다. ▶대통령과 연락은 대포폰 최씨는 자신의 명의가 아닌 '대포폰' 4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포폰을 사용할 때 늘 발신번호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었고,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할 때는 '핫라인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핫라인용은 통화와 메시지만 가능해 외부 해킹 위험이 없는 구형 전화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는 대포폰 별로 측근들을 분류해 관리하고, 대포폰도 수시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체조 '늘품체조'도 관여 정부산하기관이 2년에 걸쳐 개발한 '코리아체조'는 없던 일이 되고 '늘품체조'가 갑자기 등장해 국민체조를 대체하게 된 배경에는 차은택씨가 있었다. 국민체조로 지정한 늘품체조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대통령이 입을 옷까지 최씨가 직접 골랐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10-27

조직폭력배부터 최순실까지⋯나라 뒤흔든 '나비효과'

최순실-청와대-우병우.. 연결고리들을 계속 거슬러 올라가보면 엉뚱한 지점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지난해 7월 한 조직폭력배가 검거된 사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정리했습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과학이론. 작은 변화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표현하는데 쓰인다. 현대 물리학 '카오스 이론'의 토대가 됐다. 2015.07 한 조직폭력배의 검거/범서방파 조직원 이모(40)씨 검찰은 해외 원정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범서방파 계열의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이모(40)씨를 인천공항에서 붙잡았다. 이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며 돈을 빌려주고 환전 수수료와 도박장 이용료를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는 유명 인사들도 있었다. 2015.10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원정도박 사건 조직폭력배 이씨의 고객 중에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도 있었다. 정 대표는 이미 불법도박 혐의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씨 조사 과정에서 정 대표가 100억원대 도박을 한 사실이 새로 드러난다. 2016.04 정운호 구명 법조비리 최유정 변호사, 홍만표 변호사 구속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유능한 전관 변호사를 물색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가 낙점됐다. 수임료는 50억원. 그러나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은 정운호 대표가 2016년 4월 최 변호사를 구치소 접견실에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최유정 변호사는 정 대표를 고소했고 이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된다. 이 과정에서 고액수임료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건은 전관예우 의혹이 얽힌 '정운호 게이트'로 비화한다. 정 대표가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를 통해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2016.07 우병우 민정수석 둘러싼 각종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7월19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정식수임계도 내지 않고 정운호 회장을 변론했다는 내용이었다. 홍만표 변호사와 아래 위층 사무실을 썼던 사실도 화제가 됐다. 우 수석은 "완전한 허구"라며 반박했다. 거의 같은 시기인 7월18일에 조선일보는 우병우 수석에 대한 다른 의혹도 제기한다. 넥슨이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 부동산을 시세보다 높은 1300억원대에 사들였다는 내용이었다. 서울법대 2년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두터운 진경준 검사장이 이 과정에 개입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시점부터 국민들의 눈은 정운호와 최유정, 진경준에서 청와대의 현직 민정수석 우병우에게로 쏠리게 된다. 2016.08 우병우 감찰 둘러싼 청와대-언론-정치권 대립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이석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7월22일. 우병우 민정수석의 각종 의혹에 대해 이석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조사에 착수하기로 한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병우 수석은 한 층 더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청와대와 우병우 수석은 반발했다. 감찰 착수 약 보름 뒤 이석수 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언론에 누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이 감찰관의 행동에 대해 "국기문란"이라는 논평을 했다. 이석수 감찰관은 우 수석 아들 꿀보직 전보 논란, 가족회사 논란 등에 대해서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선에서 감찰을 마무리한다. 2016.07~09 청와대와 미르재단·K스포츠… 그리고 최순실 미르재단·K스포츠, 전경련, 청와대, 최순실 우병우 수석을 둘러싸고 언론과 청와대가 대립하던 와중에 7월 TV조선이 처음으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문화재단 미르가 설립 두 달만에 전경련을 통해 486억원을 모금하는 등 기업들이 두 재단에 800억원의 돈을 몰아줬다는 내용이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금에 개입한 정황도 함께 보도했다. 9월 한겨레는 고 최태민씨의 다섯째 딸인 최순실씨를 집중조명하는 후속보도를 내놓는다. 최씨가 두 재단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현정권의 비선실세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최순실씨의 측근인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고영태(40)씨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47) 광고감독 역시 재단 보도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고씨가 강남 호스트바 출신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2016.10 정유라 논란과 이화여대 사태 정유라, 최순실, 정윤회, 최경희 최순실씨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21)씨도 주목 받게 된다. 정씨의 아버지 정윤회씨는 이미 지난 2014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때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언론은 정유라씨의 승마국가대표 선발 과정과 이화여대 입학 특혜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또 정씨가 이화여대 재학 중 출석면제는 물론 학점 취득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최종과제 제출도 하지 않은 정씨에게 B학점을 준 이화여대 이인성(53) 의류산업학과 교수에게도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학생들과 교수 200여명이 시위에 나서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최경희 총장은 10월 19일 사임했다. 2016.10 최순실 파일 공개와 충격에 빠진 대한민국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 10월24일 JTBC가 '최순실 파일'을 공개한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과 국가안보와 관련된 자료를 미리 받아본 것으로 드러나면서 메가톤급 게이트로 비화한다. 박 대통령은 25일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사태는 수습되지 않았다. 중앙일보 기획/한영익

2016-10-27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나…" 충격·분노

대한민국이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한인사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충격과 절망감, 분노와 안타까움에 허탈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상당수 한인들은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직장이나 사업체에 출근해서, 점심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언론 보도와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지지자로 분류되는 인사들까지 지금 상황을 단순한 박근혜 정권의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이 '상당한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빨리 수습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야권이나 진보 인사들은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대통령 임기 말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권력형비리가 다른 대통령 때보다 더 빨리 나타난 것 같아 유감이고 안타깝다"고 말하고 "이 같은 비리가 역사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통령의 친인척과 최측근을 감시감독할 시스템 마련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앞으로 권력형 비리 연관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처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랑 LA민주평통회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과는 성급했고 비서실장이 적극 나서 자신의 선에서 털고 가야 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의 당사자(최순실)가 경거망동했다"고 표현하면서 "당사자는 빨리 한국으로 들어가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하고 벌을 받음으로써 국정혼란을 조속히 수습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정치권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관련해서는 별로 실효성이 없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은 상당한 책임이 있는 만큼 대폭교체가 불가피하고 내각을 핵심 요직만 교체해 국정이 마비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LA 한인사회에서도 야권 또는 진보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터질 게 터졌고 창피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박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거나 탄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상준 우정의종 보존위원장은 "당황스럽다"고 운을 뗀 뒤 "국정 및 주요 정보가 담겨있는 청와대 문건을 일반인에게 보여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해외 동포의 한 사람으로 애석하기 그지 없다. 여야가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현재의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현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결자해지"라고 강조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국가지도자로서 용단을 내려 깨끗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병도 중원포럼 상임회장은 "창피한 이야기고 국정농단"이라고 '최순실 사태'를 규정하고 "이미 대통령의 권위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러 식물대통령이 된 마당에 그 자리를 버틴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하야가 우선되어야 하고 (관련자에 대한) 수사는 그 다음에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대학생과 교수를 중심으로 시국선언과 관련 촛불 집회가 이어지고 있어 '최순실 사태'가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충분히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가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10-26

박 대통령 지지도 17.5%…첫 10%대 추락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과 청와대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검찰청은 27일(한국시간) 최순실 관련 의혹 사건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맡는다. 특별수사본부는 이 사건과 관련 독립해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총장에게는 수사결과만을 보고할 계획이다. 한편, 여야 합의로 최씨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전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야당의 특검 도입 제안을 수용한 바 있다. 청와대 비서진도 이르면 이날 안에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병우 민정수석은 반드시 경질될 것이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도 사퇴가 확실시된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6일 17.5%까지 폭락했다. 10%대 지지율은 사상 처음이다.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32.7%까지 떨어졌다. 나머지 지역은 10%대에 머물렀다. 박 대통령이 최씨의 비선 개입에 대해 어떻게 책임져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하야 또는 탄핵 추진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응답이 42.3%로 가장 많았다. 한겨레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5~26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은 '사과만으론 부족하다'고 답했다. <관계기사 2면.본국지> --------------------------------------------------------------------------------- "국가기밀인지 몰랐다"…최순실 독일 현지서 세계일보와 인터뷰 최순실씨(60)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 초기까지 연설문 등을 받아 수정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문제의 태블릿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된 국정개입 등의 의혹 대부분을 부인하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당장 귀국해 진상을 밝힐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씨는 2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세계일보 취재진을 만나 이 같이 주장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다. 나라만 생각한 분이 혼자 해보려고 하는데 안돼 너무 가슴 아프다. 대통령이 훌륭한 분이고, 나라만 위하는 분인데, 그런 분에게 심적으로 물의를 끼쳐드려 사과 드리고 싶다. 정말 잘못된 일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최씨는 부인했다. 최씨는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누가 제공한 지도 모르고 검찰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독일 생활에 대해 "저는 오늘도 약을 먹고 죽을 수 있다.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지금 너무 지쳤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6-10-26

미르·K스포츠, 최순실·차은택 집·전경련 동시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사건 수사팀은 26일 오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더블루케이, 전경련 등 최씨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된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최씨의 주거지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미승빌딩 등을 포함해 최씨 사무실 수곳과 차은택씨의 주거지,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집무실 등이 포함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그동안 검찰이 조사해왔던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모금과 이에 대한 유용 혐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을 이들 장소에 보내 재단 모금 과정과 운영에 관한 서류 등을 확보 중이다. 문제는 압수수색의 주요 지점인 두 재단이 이미 해산된 지 한달 가까이 됐다는 점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전경련은 지난달 30일 두 재단을 해산하고 통합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의혹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두 재단을 해산하고 문화, 체육을 통합한 750억 규모의 새로운 재단을 설립하겠다는게 전경련의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두 재단의 해산은 이미 진행됐으며, 통합재단 설립도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로 알려졌다. 결국 27일동안 참고인만 다수 조사했던 검찰은 '골든타임'이 한참 벗어난 시점에서 압수수색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한동안 문이 닫혀있었고, 일부 직원만 상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루케이의 경우 아예 모든 사무집기와 서류가 반출돼 빈 공간 상태였다. 이외에도 최순실씨와 측근들의 증거인멸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었다. 더블루케이 독일 현지 법인 대표가 최씨의 측근 고영태씨에서 교포 변호사 박모씨로 변경됐고, 최씨 소유의 빌딩에서는 PC와 서류가 무더기로 폐기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별도로 주요 참고인 조사도 이어갔다. 검찰은 이날 최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한국 법인 대표를 지낸 조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 김형수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장, 최씨 최측근 실무자들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의 노숭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 등 핵심 참고인들을 불러 최씨가 두 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실제 관여했는지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다.

201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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